독일의 고딕 건축
독일에서는 로마네스크의 전통이 강했기 때문에 고딕의 영향이 비교적 늦게 들어온 편입니다. 독일의 고딕은 프랑스의 영향을 받아 그 평면은 거의 프랑스 고딕의 평면과 같습니다. 그러나 고딕 건축에 대해 독일이 독창적인 보습을 보인 부분은 할렌키르헤 혹은 홀 교회라고 불리는 새로운 건물 양식입니다.
이 양식의 특징은 아일이 중앙의 네이브와 같은 높이로 클리어스토리나 트리포리움이 없으며 볼트의 수평력이 외벽의 버트레스에 의해서 지탱되므로 기둥이 가늘어져 실내가 훨씬 밝고 넓어 보여 홀과 같은 단일한 내부공간이 구성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실내는 단순하면서도 천장은 그물 모양의 리브로 화려하게 장식했습니다.
독일 마르부르크에 있는 성 엘리자베스 성당이 이양식의 좋은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성 엘리자베스 성당 (마르부르크, 1257~1283)
독일에서 본격적인 고딕 양식은 마르부르크의 엘리자베스성당의 건립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엘리자베스 성당은 3랑 식 평면으로 엡스와 트란셉트가 동일한 크기의 반원형으로 돌출되어 있는 점이 특징입니다.
정면에 세워진 높이 약 80m의 2개의 탑이 시각적으로 압도감을 주고 있습니다.
독일 특유의 할렌키르헤 양식으로 설계되어 기존의 고딕 양식과는 다르게 네이브와 아일의 높이가 같고 '플라잉 배트레스'가 존재하지 않는다. 트리포리엄과 클리어스토리를 제거하여 내부공간의 채광 문제가 발생하지만 아일이 2충으로 두 단을 이룬 높은 창들로 채광을 해결하였습니다.
성 엘리자베스 성당은 플라잉 버트레스 대신 수직적인 버트레스가 외벽에 반복적으로 구축되어 외벽이 분절되고 서쪽 정면 2개의 타워가 정면을 지배하며 수직성을 강조시킵니다.
퀼른 대성당 (쾰른, 1248~1560, 1826-~1880)
쾰른 대성당은 873년에 프랑크 왕국의 힐데볼트 대주교가 쾰른의 라인 강변에 로마네스크 양식의 성당을 세웠으나 1149년 노르만족의 습격으로 파괴되었고, 그 자리에 1248년 고딕 양식의 성당으로 새로 건축되었습니다. 그러나 자금의 문제로 중단되었다가 630년이 지난 1880년에 비로소 처음의 설계대로 완성되었습니다.
길이 143m, 폭 84m, 네이브 천장의 높이 50m, 건물의 정면 좌우에 설치된 2개의 탑 높이는 156m로 유럽 최고의 고딕 성당 중 하나입니다. 건물내부와 외부에서 수직선이 많이 강조되었으며 정면에 설치된 쌍탑과 높은 첨탑이 건물의 외관을 지배합니다.
평면은 5랑 식으로 설계되었으며 엡스가 방사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성당 내에는 성서 속의 동방박사 3인의 유골이 중앙 유리함 안에 황금색 관 속에 안치되어 있고, 이 관 역시 중세시대의 정금예술의 진수를 보여 줍니다.
울름 대성당 (울름, 1377~1492)
1377년에 독일 남부 울름에 착공하여 1492년에 완공되었습니다. 처음 홀식 평면으로 계획되었으나 5랑 식의 바실리카 양식으로 변경되어 완공되었습니다. 이 성당의 탑은 1890년 완공된 것으로 탑의 높이는 161.5m로서 건물의 외관을 지배하며 당시 제일 높은 쾰른 대성당을 압도하였습니다. 트란셈트가 없으며 길이는 123,5m, 폭 48.8m 총면적 8260m로 내부 구성은 2층으로 되어 있습니다.
네이브와 아일의 너비가 같고 42m 높이의 네이브의 천장에 리브 볼트를 구축하였습니다. 네이브에 비해서 내진의 크기는 작고 단순한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는 약 2000여 석의 신도석이 갖추어져 있으나 신도석이 갖춰져 있지 않은 중세 시대에는 총 50000명의 울름 주민 중 20000명이 이 성당에 서 예배를 드렸다고 합니다.
이탈리아의 고딕 건축
이탈리아에서의 고딕 양식은 이탈리아가 고전주의에 대한 전통이 강했기 때문에 제일 늦게 받아들여졌고 또한 르네상스가 이탈리아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고딕의 시기가 타 국가에 비해서 가장 짧았습니다.
이탈리아에서 고딕 건축은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가 속해 있는 롬바르디아 지방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았으나 이탈리아에서의 고딕 건축은 본래의 의미대로 완벽하게 전개되지 못하였습니다.
고딕에 대한 이탈리아의 태도는 일종의 경멸적인 것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탈리아는 고딕 양식의 유기적, 합리적인 구조방식을 충분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단지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 장미창, 세부처리 등 장식기법으로만 받아들였고 건물의 전반적인 비례체계는 고전적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이탈리아가 고대 로마 건축의 중심지여서 문화적 우월감과 전통이 강한데다가, 초기 기독교 양식의 전통이 강하고 로마네스크 양식이 발전했기 때문에 고딕 건축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한 것입니다.
밀라노 성당 (밀라노, 1386~1577)
밀라노의 지배자 뷔스콘티가의 지오반니가 밀라노에 세운 이 성당은 1386년에 착공하여 약 200년에 걸쳐 1577년 르네상스 시대에 완성된 것으로 후기 고딕 양식의 대표적 건축물입니다.
5랑 식 평면으로 길이 158m, 폭 92m, 천장까지의 높이는 48m로서 이탈리아 고딕 성당 중에서 최대 규모입니다. 이탈리아 특유의 백대리석으로 치장되어 밝고 아름다운 형태를 지니고 있습니다. 지붕도 백대리석으로 치장되어 있고 건물 주위의 외벽에는 135기의 '피나클'이 수직선을 강조하고 있으며 1245개의 조각상이 만들어져 우아하고 화려합니다.
트란셉트의 돌출 부분이 적고 네이브와 트란셉트가 교차되는 부분에 높이 108m의 첨탑이 세워졌습니다. 이 건물은 전형적인 고딕 양식과는 다르게 높이에 비해 폭이 넓습니다. 창과 문에 고전적인 페디면트가 부착되어 있는 것이 독특하며 이를 통해서 이탈리아인들의 고전적 요소에 대한 애정을 볼 수 있습니다.
시에나 대성당 (시에나, 1245-~1380)
시에나 대성당은 건설될 당시 이 지역의 모든 예술가들이 참여할 정도로 대규모로 건설되었습니다. 건축가는 지오반니 아고스티노이며, 평면은 3랑 식의 라틴 십자가형으로 장측 91.7m, 네이브와 아일의 폭이 각각 28m, 트란셉트의 폭은 60m의 크기입니다. 트란셉트와 네이브의 교차부에는 지름이 17.4m의 6 각형 '큐폴라'가 구축되었습니다. 큐폴라 남쪽에 설치된 종탑은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정면의 고딕 양식과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 성당의 정면은 독특한 모습으로 성당의 아름다움을 더해 줍니다. 특히 외벽의 아랫부분은 흑색과 백색의 대리석을 교대로 수펑으로 마감하여 토스카니 지방의 전통적인 로마네스크 양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석재에 조각이 정교하게 장식되어 있습니다. 이 성당은 로마네스크적인 고전 양식에 고딕 양식을 혼합시킨 점과 독특한 재료 사용법, 정교한 조각장식, 붉은색. 백색. 흑색의 외장마감을 번갈아 쌓아서 전체적으로 수평선을 강조한 것이 특징입니다.
피렌체 대성당 (피렌체. 1296~1436)
산타 마리아 텔 피오레로 알려진 이 대성당은 1294~1462년에 르네상스의 발상지인 이탈리아 중부 피렌체에 세워졌습니다.
피렌체는 당시 유럽에서 가장 부유하고 큰 도시로 피렌체 사람들은 이 성당을 통하여 도시의 명예를 높이려고 하였습니다.
이 대성당은 건축가 아르놀포 디 캄비오가 설계한 것으로 이탈리아 고딕 양식을 대표합니다. 공사 도중에 캄비오가 죽자 지오토에 이어 피사노가 공사를 인계받아, 지오토가 새로 계획하였던 정면 오른쪽의 대종탑을 거의 완성하였습니다.
또한 그 뒤를 이어받은 프란체스코 탈렌티는 1357년 이래 건물 규모의 확장을 추진하였습니다.
최종적으로 길이 153m, 높이 89m의 3랑 식 바실리카 형식으로 완성되었습니다. 4층의 외관은 벽면을 많은 패널로 만들어 대리석조로 되어 있으며 실내장식은 비교적 간단하고 소박한 형태입니다. 엡스와 트란셉트가 모두 같은 크기의 5 각형 돌출물로 되어 있습니다.
건물과 분리된 82.5m 높이의 종탑은 134~1187년에 건립되었습니다. 이 성당에 설치된 돔은 조각가이자 건축가인 브루넬레스키가 설계한 당대 최대의 돔으로 르네상스 양식의 효시입니다.
시에나 시청사 (시에나, 1288~1348)
1288~1348년에 시에나 도시의 중심부에 세워진 시에나 시청사는 석조와 벽돌조 건물의 궁전형식입니다. 상부는 벽돌조이며 아래층의 석조 부분은 독특한 아치로 개방되어 있으며 정면은 안쪽으로 완만하게 굴곡되어 있습니다. 특히 1325~1344에 건설된 102m의 종탑은 이웃하여 있는 도시 피렌체를 의식해서 피렌체의 건축물보다 더 높게 세워진 것으로 이탈리아에서 가장 높은 종탑입니다.
시청사 전물의 전면 광장은 시에나시의 초점 역함을 하며 주요한 도로가 이 광장으로부터 방사형으로 뻗어 있습니다.
기타 유럽 각국의 고딕 건축
프랑스에서 시작된 고딕 건축은 서유럽 전역에서 유행되었다. 스페인의 대표적 고딕 건축으로는 부르고스 성당과 세비야 대성당이 있으며 오스트리아의 대표적 고딕 건축으로 성 스테판 성당이 있습니다.
부르고스 대성당 (부르고스, 스페인, 1220~1260년경)
스페인 북부에 위치한 부르고스는 당시 상당한 세력을 형성하였던 이슬람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었으므로 다른 지방에 비해 기독교 건축이 활발히 이루어졌습니다. 1220년에 착공된 부르고스 성당은 초기 스페인의 고딕 양식을 대표합니다. 원래 성당의 평면 구조는 라틴십자형으로 계획되었으나 대지의 여건, 회랑과 참사회관의 설치 등으로 인하여 평면의 대칭성이 무시된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84m의 쌍탑은 독일의 쾰른 대성당을 계획한 건축가 유안이 설계하였습니다.
세비야 대성당 (세비야. 스페인, 1402-1467)
스페인 남부지방인 안달루시아의 세비야에 세워진 이 대성당은 스페인의 고딕 양식을 대표하는 건축물입니다. 세비야는 장기간 사라센의 지배하에 있었던 관계로 사라센 문화의 영향이 컸던 도시였고 이 대성당 역시 사라센 건축의 요소가 가미되었습니다.
평면은 5랑 식 구조로 건물의 길이가 135m, 폭 100m, 높이 42m로 천정에 설치된 돔은 사라 센 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장식도 서구적인 것이라기보다는 사라센적인 요소를 강하게 나타내고 있습니다. 97m 높이의 종탑 역시 사라센 건축의 미나렛을 본뜬 것입니다.
스테반 대성당 (빈. 오스트리아. 1300~1510)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에 세워진 오스트리아 고덕 전축양식의 죄고 결작으로 1300~1510년 사이에 세워졌습니다. 길이 107m, 폭 89m로 서쪽 정면 출입구에 작은 쌍탑을 세운데 비하여 남쪽에 지대한 하나의 종탑을 세워 수직성을 강조하였습니다. 지붕은 지그재그 무늬의 색채 기와를 덮어 독특한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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