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공업을 통한 예술의 질적 향상을 준 미술공예운동

1. 미술공예운동 (아츠 앤 크래프트 운동)의 시작

18세기말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은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인간의 생활을 완전히 변화시킬 만큼 발전하였고, 공장에서 기계에 의해서 제품들이 대량으로 생산되었습니다.

미술공예운동은 산업혁명 이후 대량으로 제조되는 상품들이 범람함에 따라 제품의 예술성이 떨어지자 기계에 의한 대량생산체계의 문제점을 제기하였고 예술의 질적 향상의 필요성에 의해 영국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처럼 기계 생산 방식에 대한 반동으로 시작된 예술을 질을 더 높이려는 움직임을 ‘미술공예 운동’이라고 부릅니다.

이 운동을 이끈 공예가 윌리엄 모리스는 수공예품의 아름다움과 단순함의 회복을 주장하였습니다. 그 덕분에 빅토리아 시대의 과도한 장식을 지양하고 간결한 선과 비례를 중시하는 예술 풍조가 등장하였습니다. 이후 건축 분야에서는 구조의 진실성을 추구하는 중세 고딕 양식이 부흥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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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식물을 모티브로 하여 디자인했던 윌리엄 모리스의 패턴 디자인

2. 미술공예운동의 대표자 : 예술비평가 존 러스킨과 디자이너 윌리엄 모리스

이 운동에 앞장선 사람은 이론적 배경을 제공한 영국의 예술비평가 존 러스킨(1819~1900)과 디자이너 윌리엄 모리스(1834~1896)였습니다.

1849년 미술 평론가인 존 러스킨(John Ruskin, 1819~1900)은 『건축의 일곱 개 등불』이라는 저서에서 “희생, 진실, 힘, 미, 생명, 기억, 순종”이라는 7가지 개념으로 시의 형태에 가깝게 서술했습니다.

또한 『베네치아의 돌』에서는 베네치아 고딕 건축물의 우수성을 “거침, 가변성, 자연주의, 그로테스크풍 정신, 완고성, 풍부성” 등 6가지 특성으로 나누어 설명했습니다.

이 배경에는 베네치아의 건축물이 있습니다. 고딕을 갈망하던 그는 베네치아의 건축물을 찬양하려는 의도로 이 책의 집필을 시작했으며, 건축물이 어떤 이미지를 가져야 하는지 나름대로의 지침서를 만들려 했습니다

존 러스킨은 기계에 의한 대량생산체계가 가져온 처참한 노동현실 등의 문제들을 비판하였고 산업사회의 추악함, 즉 심미감과 예술성의 결에 대해서 분노를 느꼈습니다.

공예를 포함한 미술에서 기계적 대량생산을 거부하고 미술로서 사회개혁을 부르짖은 러스킨의 디자인 개혁운동은 그의 제자였던 디자이너이자 화가, 사회주의자인 윌리엄 모리스가 주도한 미술공예운동에 의해 더욱 구체화되었습니다.

윌리엄 모리스는 산업사회 속에서 인류가 가지고 있는 생활 속의 미가 파괴될 것이라 주장하며 가구, 집기, 옷감 디자인, 제본, 인쇄 등 응용미술의 여러 분야에서 수공업이 지니는 아름다움을 회복시키려고 중세적 직인제도의 원리에 따른 공예개혁을 추진하였습니다.

모리스는 1861년 그가 직접 설립한 "모리스 마샬 포크너 상회"라는 회사에서 질이 높은 벽지, 염색직물, 스테인드글라스, 양탄자, 실내 장식용품 등을 수공업의 형식으로 디자인하고 제작하였습니다.

이러한 모리스 혁신운동은 여러 건축가와 공예가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으며, 1880년대에는 직인기술의 향상을 위한 여러 조직도 결성되었는데, 1882년의 '센추리 길드', 1884년의 '아트 위커스 길드'와 1887년의 '아트 앤 크래프트 전람협회' 등이 있습니다.

모리스는 수공업을 통한 예술의 질적 향상뿐만 아니라 회화나 조각 그리고 가구와 섬유 같은 모든 예술품들은 하나의 디자인으로 통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모리스의 목표는 하나의 미학으로 통일된 조화로운 환경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모든 예술이 하나의 디자인으로 통합되어야 한다는 사상은 궁극적으로 20세기 예술과 건축사상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 바우하우스의 이념으로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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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대표적 건축 : 레드하우스

미술공예운동 시기의 가장 대표적 건축물은 1859년 영국 런던의 남동쪽 교외에 세워진 레드 하우스입니다.

레스하우스는 윌리엄 모리스 자신을 위해서 지은 것으로 건축가 필립 웹브(1881~1915년)와 협업하여 지은 주택으로 미술공예운동의 요람이자 근대 건축의 출발점입니다.

벽체는 붉은 벽돌로 되었으며 가파른 붉은 타일 지붕, 납틀을 붙인 창, 그리고 아치형 문간은 모두 신고딕 양식을 보여주며 실내는 완전히 동시대의 것으로, 일상적인 가정생활을 위한 실용적인 요소에 모든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내부 공간의 감각과 자연광의 수용은 전통적인 빅토리아 양식의 주택과의 결별을 고하는 것이었습니다.

철저히 기능적인 면에 충실하였으며 집안의 가구들은 모두 수공예로 제작되었습니다.

윌리엄 모리스와 필립 웨브의 '레드 하우스'(미술공예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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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미국에서의 미술공예운동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그린 형제로 알려진 찰스 섬너(1868~1957)와 헨리 매더(1870~1954)가 미술공예 운동에 싱글 스타일 건축과 일본식 세부 장식을 더하여 발전시켰습니다.

캘리포니아 패서디나에 있는 갬블 하우스는 그린 형제가 디자인한 것으로 목재를 이용한 수공예 실내 장식과 가구는 미술공예 운동을 대표하는 당시 건축과 디자인의 섬세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체로 이 시기에 제작된 가구들은 고전 양식의 실내 분위기와 어울릴 뿐만 아니라 가구의 본래 목적에도 일치하며 형태의 간결함과 비례의 아름다움을 고려한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우수한 장인들의 솜씨로 탄생한 제품들은 대부분 가격이 비싸다는 현실적인 벽을 넘지 못하였습니다.

그 결과 미술공예 운동은 사회 각 계층으로 확산하는 데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미국에서는 미국적인 수공예가들과 그들의 양식이 1910년에서 1925년 사이에 건축·인테리어·장식 등에 자주 등장했습니다. 사실상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는 취지에서 시작되었지만, 빅토리아 시대와 절충된 양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는 산업혁명 이후 등장한 자본가라는 신흥 세력이 과거 귀족과 같은 사회적 지위를 욕망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러스킨의 사상이 당시 새로운 것에 대한 갈망에 방향을 제시해 주었다면, 모리스는 먼저 대중을 일깨우는 작업에 정성을 쏟았습니다.

그는 대중이 변하면 사회도 변한다는 가치관을 갖고 이른바 생활예술을 전개해 나갔습니다. 아츠 앤 크래프츠가 중점을 둔 것은 단순함, 그리고 재료에 대한 진정한 이해로서, 이러한 생각은 아르누보와 빈 분리파, 바우하우스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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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미술공예운동의 쇠퇴

미술공예운동은 초기에는 많은 지지를 얻었으나, 당시의 발전된 산업사회의 문화를 무시하고 중세기적인 원시상태로 되돌아가고자 하는 것이었으므로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의 호응을 얻기 어려웠습니다.

또한 수공예로 제작된 제품들은 기계에 의해서 생산된 제품보다 정교하였으나 값이 매우 비싸고 소량만이 생산 가능했으므로 대중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가 없었습니다.

미술공예운동은 기계가 가지는 잠재적 가능성을 무시하였다는 평가를 받으며 점차 쇠퇴해 갔습니다.

그러나 미술공예운동은 당시 기계에 의한 대량생산체계의 문제점을 제기하였고 산업혁명으로 고통받은 인간성과 예술의 회복을 목적으로 미술과 공예를 통일하여 수공예의 부흥을 통하여 미술공예발전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습니다. 특히 아르누보 예술가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쳐 아르누보가 발생하게 된 기틀을 마련해 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