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지리적으로 이탈리아와 멀리 떨어져 있음으로 인해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비교적 늦은 16세기 후반에 르네상스 문화를 받아들였습니다.
이 시기의 영국은 정치적 안정과 국력이 왕성한 때로 궁전이나 대저택을 건축하는 것이 활발하였습니다. 영국의 르네상스 양식은 주로 궁전이나 대저택에 한정되었고 성당건축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였습니다.
영국의 르네상스 시기는 튜더 시대(1485~1558), 엘리자베스기(1558~1603), 쟈코비안기(1603~1625), 스튜어트 기(1625~1702), 조지아 기(1702~1880)로 구분됩니다.
튜더 시대(1485~1558)는 고딕 후기부터 르네상스 시기까지의 과도기적 양식으로 북유럽의 매너리스트(16세기에 발달한 양식으로 복잡한 원근화법과 형태의 과장, 인물의 부자연스러운 자세, 강한 색채 등을 사용함) 양식과 네덜란드, 독일 신교도의 문화적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또한 고딕 양식의 큰 창문과 트레이서리 장식, 목재 패널 방식이 영국 스타일의 중후한 디자인으로 변형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석재보다 벽돌을 선호하였으며 건축물의 외부로 목재가 노출되기도 하였습니다. 건축에서는 튜더 아치라고 부르는 평아치와 부채형 궁륭이 특징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가구에서는 중세의 첨두 장식이나 린넨폴드 모티프가 패널에 결합하기도 하였으며 대표적인 가구로는 파팅게일 체어(여성들이 입던 부풀려진 파팅게일 스커트를 위해 팔걸이 없이 만들어진 낮은 의자)가 있습니다
엘리자베스기는 영국에 르네상스 양식이 도입될 무렵으로 이 시기는 구조적으로는 고딕양식을 그대로 이용하고 다만 양식적으로만 고전을 모방하였습니다. 이 시기에 지어진 대저택들은 수직식 고딕 전통과 이탈리아 초기 르네상스 모티프가 혼합되었고 외관은 대칭을 중시하였습니다.
이시기는 왕실과 부유층 주택을 중심으로 발전하였습니다.벽돌과 석재로 대칭 구조를 이루고 있는 주택 외부는 고전적인 특징이 나타납니다. 실내의 벽은 그리스, 로마의 건축적 요소인 사각 벽기둥, 원기둥, 코니스 등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천장은 회반죽으로 마감하고 들보를 노출하거나 회반죽 위에 양각으로 정교한 문양을 장식하였으며 계단이 실내 공간의 시각적 초점이 되도록 하였습니다.
가구는 주로 참나무를 사용하였고 미적인 면보다는 견고함에 비중을 두어 육중한 이미지를 나타냈습니다. 조각 장식을 많이 사용해 풍부하고 세련된 느낌이 들었는데 특히 가구 다리에 사용된 과장된 멜론 모양 조각과 선반 가공한 구근형 조각 장식은 이 시대 가구의 특징이며 가구의 종류는 테이블, 식탁, 침대, 찬장 등이 있습니다.
쟈코비안기는 제임스 1세(재위 1603~1625)의 치세를 중심으로 엘리자베스 양식이 발전된 시기를 말합니다.
엘리자베스 양식과 비교해 장식이 적고 간소하게 마감되었습니다. 벽돌의 광범위한 사용, 십자형의 격자를 넣은 비교적 작은 네모난 창, 네덜란드 풍의 추녀 끝 장식이 특징적입니다. 이 시기에는 교회건축은 거의 없고 대저택과 공공 건축물, 상가 등이 건축되었습니다.
실내는 대칭 구조의 적절한 규모로 안락함을 추구하여 천장이 낮아졌고 회반죽 마감에 고전적인 요소를 가미하여 장식하였습니다. 규모가 큰 접이 탁자인 게이트레그 테이블은 이 시대의 가장 특징적인 가구 중 하나이다. 찰스 2세의 왕위(1660~1685) 계승으로 시작된 왕정복고 시대(1660~1702)는 프랑스 양식이 영국에 소개된 시기입니다. 실내는 대칭 구조로 계단, 복도, 작은 벽난로 그리고 그레이트 홀이라 불리는 큰 방과 이를 둘러싸고 있는 작은 방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천장은 장식적인 회반죽으로 꾸며졌고 가구는 프랑스와 네덜란드의 영향을 받아 장식성이 강했습니다.
스튜어트기는 다가올 바로크 시대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영국의 대표적 르네상스 건축가는 이니고 존스(1573~1652)입니다. 존스는 이탈리아 여행을 통해서 르네상스 건축을 이해하였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모방에 그치지 않고 독자적 스타일을 만들어 영국 건축에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존스의 대표적 건축은 그리니치의 퀸즈 하우스(1616~1638)나 화이트 홀 궁전의 일부인 반퀘팅 하우스(1619 ~1622) 등이 있습니다.
1. 하트필드 하우스(허트포드, 1607-1611)
솔즈베리의 백작 로버트 세실의 저택으로 쟈코비안 양식의 대표적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2층의 붉은 벽돌 구조물의 'ㄷ'자 평면형식으로 정문은 북측에 있으며 남측으로는 넓은 정원이 있습니다. 1층부의 개방적인 아케이드, 십자형 격자의 창, 코니스, 삼각지붕 그리고 17세기의 저택에 통용되고 있는 망루 형식의 탑 등은 건물 전체와 훌륭한 균형과 인간적 스케일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2. 퀸즈 하우스(그린위치, 1616~1638)
건축가 이니고 존스가 제임스 1세의 왕후 엔을 위하여 설계한 작품이다. 템즈 강변에 세워진 이 건물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2동의 건물로 이루어졌으며 육교를 통해 건물과 건물을 연결하였습니다. 외관은 단순하며 1층의 벽면은 표면을 거칠게 다듬은 돌을 쌓아 올라가는 러스티케이션으로 처리하였고 중앙부가 돌출되었습니다. 지붕은 평지붕으로 난간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남측 건물의 2층 중앙부에는 이오니아식 열주랑의 로지아가 있으며 템스 강변에 면한 북측 건물은 중앙에 넓은 정방형의 홀을 두고 있고 수려한 나선형 계단을 설치하였습니다.
외부는 단순한테 비하여 내부는 풍부한 장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3. 반퀘팅 하우스(런던, 1619-1622)
제임스 1세는 새로운 궁전의 설계자로 이니고 존스를 임명하였습니다.
그러나 제임스 1세의 아들 찰스 1세는 규모를 2배로 확장하고 이니고 존스는 이 궁전을 완전한 르네상스 양식으로 계획하였습니다.
계획안은 400m☓300m의 사각형 평면 내에 총 7개 중정이 배치되었으며 중앙의 대중정은 250m☓120m의 크기로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이 계획은 자금난으로 실현되지 못하였고 반퀘팅 하우스만이 그 일부로서 실현되었습니다. 반퀘팅 하우스는 화이트 홀 궁전 내에 계획된 2층 구조의 연회관으로 외관은 대칭적이고 매우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외벽은 거친 돌쌓기로 되어 있으며 1층은 이오닉 양식, 2층은 컴포지트 양식의 열주가 외벽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대연회장 홀의 크기는 33.5m☓16.8m, 높이 16.8m로 이 건물의 중심적 공간입니다. 19세기 포틀랜드 석조로 외관이 새롭게 단장되었으나 여전히 디테일 등이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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